지난 3년 반 동안 약 200여권의 책을 읽어오면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다.
지금도 가끔 그런 고민을 하기는 하지만, 나름 기준이 정해져 있어서 예전보다는 책을 고르는데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다음은 내가 읽을 책을 고르는 기준에 관한 것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1. 선호하는 저자의 책은 무조건 사서 또는 대출해서 읽는다.
대체로 내가 선호하는 저자는 다음과 같다.
역사 - 이덕일/신채호/한홍구/이희진
인문 - 김열규
여행 - 박준/박동식/변종모
사회/정치/역사 - 한홍구/유시민/강준만
이 저자들의 책은 웬만하면 다 읽으려고 노력한다.
2. 출판사는 고려하지 않는다.
출판사에 따라 오탈자가 많이 나는 곳도 있겠지만, 1번의 내가 선호하는 저자들의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라면 웬만하면 다 읽는다.
3. 저자가 해당 책 내용에 대한 전문가인지를 살펴본다.
내가 역사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역사책을 예로 들면, 먼저 책 저자의 약력부터 살핀다. 저자가 역사학과 관련된 학과를 졸업하고 관련된 일을 해 오고 있는 사람이라면, 제목과 내용이 마음에 들면 일단 읽는다.
역사의 경우,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대개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안다는 것은 책을 펴내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무슨 잡지사 대표도 하고, 컴퓨터 관련 잡지를 발행했던 한 저자가 쓴 역사관련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이런 나만의 기준이 없을때였다.
그런데, 책 내용은 어디서 베껴왔는지, 죄다 좋은 말만 써 놓았을 뿐, 자신의 견해나 역사적인 해석 등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베껴온 내용이 책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했고, 어디서 베낀 것인지도 표시해 놓지 않은 책이었다.
그냥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책도 많이 읽었으니 한 권쯤 내보자'라는 생각으로 책을 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는 책이었다.
그 이후부터는 저자가 해당 책의 내용에 대한 전문가인지를 먼저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고, 내가 읽을 책을 고르는 기준이 되었다.
4. 번역서는 웬만하면 읽지 않는다.
번역서도 완전히 읽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저자와 역자의 이력을 먼저 살펴본다. 저자와 약자 모두 해당 책 내용에 대한 전문가라면 일단 고려를 해 본다.
예전에 한참 티베트에 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을 무렵, 티베트의 정치현실에 관한 번역서를 읽어본 적이 있었다. 저자도 역자도 모두 티베트에 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았고, 특히 역자의 경우 그 책 외에도 티베트에 관한 몇 권의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번역이 엉망이었던건지, 편집이 엉망이었던건지, 단락의 제목들이 내용과 같은 수준(폰트 등)이어서, 읽다가도 이게 제목인지 내용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고, 조사가 많이 빠져 읽은 흐름이 많이 깨져버린 적이 있었다.
가뜩이나 번역서들은 의역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읽으면 내용 자체가 완전히 바뀌어버리기 십상인데, 그렇게 중간 중간에 흐름이 깨지니 도저히 더 읽을 수가 없었다.
또한, 번역서는 의역이든 직역이든 번역이 많이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해당 내용의 책을 펴낸 우리나라 작가가 없다면, 번역서를 어쩔수 없이 읽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웬만하면 번역서는 읽지 않는다.
5. 소설류, 수필류는 읽지 않는다.
소설과 수필류는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몇 권 읽은 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잘 읽지 않는다. 소설이나 수필 서적을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무시해서 안 읽는 것이 아니다.
웬지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6. 여행 서적 중, 관광(?)에 관련된 것은 읽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부터인가 해외여행자유화가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관광을 다녀오고, 또 그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런데, 개중에는 여행이 아닌 관광을 목적으로 펴낸 책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여행은, 현지에서 현지인들과 부대끼고 현지인들의 삶을 좀 더 이해하려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저런 고비용을 들여가며 외국을 찾는 방법을 써 놓은 그런 류의 책들은 읽지 않는다.
7. 내가 점찍어 놓은 나쁜(?) 저자들의 책은 절대 읽지 않는다.
몇 권의 책을 읽다보니, 전혀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은 내용을 버젓이 책으로 펴낸 이들이 있었다. 나름 해당 분야의 전문가인 것 같았는데, 내용은 전혀 딴 판인 책들이 있었다.
이유도 없이 특정인을 비방한다거나, 뜬소문을 진짜인양 책에 써 놓고는 그걸 이유로 특정인을 비방하는 책저자가 아닌 비방꾼들.
그런 몇 사람이 나의 기억속에 있다. 그런 사람들의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8. '동북아역사재단'의 책은 절대 읽지 않는다.
그냥 재단 이름이 '동북아역사재단'이지, 이 재단에서 펴낸 책들을 보면, 이 재단이 우리나라재단인지 중국재단인지, 일본재단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언젠가 위 재단에서 펴낸 책을 읽다가, 그 내용 중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내용이 있어, 재단 홈페이지에서 가입을 하고, 내용에 대해 질의를 한 적이 있었다.
역시 답변은 예상대로, 어느 나라 재단인지를 의심케하는 답변이었다.
지금 집에 있는 위 재단에서 나온 책을 버릴까도 생각했었지만, 내 돈 주고 산 책이라 아직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데, 조만간 어떻게든 처분을 할 생각이다.
이상이 내가 읽을 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다. 앞으로 책을 더 읽다보면 위 기준들이 더 세분화되거나, 더 두리뭉실 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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