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에 둥지를 튼지 4년.
부천시가 가까워 서울로 출퇴근을 할 때는 소사역과 부천역을 주로 이용한다.
처음에는 버스를 타고 부천역에 갈 때, 버스에서 안내방송을 하길,
'다음 역은 부천남부역입니다'라고 하기에 나는
'부천에 있는 '남부'라는 이름을 가진 역이구나'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부천남부역'사에 들어가면, '남부역'이라는 이름은 없고, '부천역'이라는 이름만 있었다.
그래서, 나는
'여기 사람들은 부천남부역을 부천역으로 알고 있는 거구나'
싶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남부'라는 이름을 가진 역? 그럼 '북부'라는 이름을 가진 역도 있겠네?
그런데, 어디서도 부천북부역 또는 북부역이라는 이름을 가진 역이 있다는 소리를 듣을 수 없었다.
그럼 북부역은 지하철이 다니는 역이 아니고, 열차가 다니는 길인가? 지도상으로는 부천에 여기 말고,
철길이 깔린데가 없었는데? 뭐지?
그러다가, 한 번은 집에서 역곡역으로 갈 일이 생겨서, 역곡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역시 버스에서 안내방송으로 말하길,
'이번 역은 역곡남부역입니다.'
라는 것이 아닌가?
역곡동에 있는 남부역인가? 무슨 '남부'라는 이름을 가진 역이 이렇게 많지?
(시흥시에서도 부천에 가까운,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생긴 일이다.)
또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누군가의 소개로 모씨를 부천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다.
약속한 당일, 부천역으로 버스를 타고 가다가 모씨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부천북부역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부역? 거긴 어디지? 어떻게 가야되지? 여기 지리는 잘 모르는데... 흠...
부천역(즉, 부천남부역)에 내려서,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되겠다싶어서, 내려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북부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되냐고 물었다.
그 지나가는 사람 왈,
'여기 건너편이 북부역인데요'
허거거거거거거...
그랬다.
지금까지 버스안내방송에서 말하던 '부천남부역', '역곡남부역'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부천남부역' -> '부천역 남부광장' 또는 '부천역 남측광장' 이었고,
'역곡남부역' -> '역곡역 남부광장' 또는 '역곡역 남측광장' 이었던 것이다.
정말 헷갈리는 역명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몇 십년을 살던 사람들이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겠지만, 이 곳에 산지 얼마 안되거나,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로서는 상당히 헷갈리기 쉬운 역명이다.
물론, 공식적인 역명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에서 그렇게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면, 분명 헷갈릴 여지가 많은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xx남부역'이라고 하면, 이것을 'xx역 남부측 광장'이라고 추측하기는 힘들다. 북부역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역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부산의 경우, 지하철역명중에는 '서면역'이 있다.
역시 부산사람들은 그냥 단순하게 '서면역'이라고 말하지만, 부산이 고향이 아닌 사람들에게 '서면역'을 설명할 때는 '부산서면역'이라고 말해 주는 것이 보통이다.
이 때는 당연히 부산에 있는 '서면'이라는 이름을 가진 역이라는 것을 뜻한다.
부산역 서면광장이 아니다.
또한, 서울지하철 1호선에 보면, 지금은 그 이름이 '가능역'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의정부북부역'이라는 역명이 존재했었다. 물론, '의정부역'이라는 역명도 있었다.
당연히 '의정부북부역'과 '의정부역'은 다른 역이다.
부천이나 그 주변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굳이 버스 안내방송이 없더라도 버스를 타고 갈 때, 생소한 곳이 아니라면 내릴 곳을 모르지 않는다. 즉, 버스 안내방송은 그런 사람들 외에도 타지에서 부천으로 오거나 부천에 온지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방송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버스 안내방송이든 어떤 것이든 지명이나 역명을 표기/안내하는 것에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