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7일 수요일

가족이란?

가족...

한자로는 '家族'으로 쓰고, 영어로는 'family'라고 쓴다.

이런 낱말에 담겨 있는 심오한 뜻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가족...

부모님의 슬하에서 독립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형제들도 각자의 삶을 꾸려 나가고 있는 요즘, 이 '가족'이라는 낱말을 되뇌이는 때가 많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가족이라고 하면, 혈연관계에 있는 친족을 먼저 떠올린다.

부모님, 형제, 자매, 조카, 조부모님 등.


이런 혈연관계는 끊고 싶다고 끊고, 내가 연결하고 싶다고 연결이 될 수 없다.

(물론, 요즘은 입양이 활성화되어 있고, 국가차원에서 장려를 하고 있지만, 내가 여기서 말하는 가족이라고 하는 것은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을 말한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혈연관계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가족을 대하는데 있어서 더욱더 사랑의 마음으로 대할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어떻게 해도 혈연관계는 변치않는다는 일종의 자만감(?) 같은 것이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어떻게 말을 하든 가족들은 나를 함부로 '가족'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가족을 한 마디로 정의를 하자면, '자석(磁石)'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석은 돌멩이와 같아서, 그리 쉽게 깨지지는 않지만, 한 번 깨지고 나면, 그 깨진 면끼리는 절대 다시 붙지 않는다. 대신 그 깨진 면에는 다른 잡다하고 지저분한 쇠가루들만 붙을 뿐이다.


가족도 자석과 다를 바 없다.

피로 엮여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 임의로 가족을 깨뜨릴 수는 없지만, 만약 어떤 계기로 깨진다면, 다시는 그 가족은 붙여지지 않는다. 서로 밀어내고 어긋나기만 할 뿐.

여기서, 가족이라는 자석을 깨뜨리는 것은, 그 가족의 외부인이 아니라, 바로 그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간의 약속은 안 지켜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의 일원.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간에는 조금 심한 막말을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의 일원.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간에는 조금 소홀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의 일원.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을 서로 가볍게 생각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의 일원.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의 일을 내가 안해도 누군가 하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가족의 일원.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족의 일원.


앞서 말했지만, 가족은 단단한 자석과 같지만, 이 단단한 자석을 아주 손쉽게 부숴버릴 수 있는 것은, 가족 구성원들의 위와 같은 안이한 생각들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 약속을 잘 지켜야 하고,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에는 항상 공손함이 묻어나야 하며,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하며,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의 일을 솔선수범해서 행해야 하며,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이유는 없다.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하나 때문이다.


그간 우리들이 한 행동들을 한 번 되짚어보자.


친구들이 약속을 안 지키면, 대충 넘어가지만, 가족들이 약속을 안 지키면 온갖 비난을 퍼붓지는 않는지,

친구들과의 일에서는 솔선수범하지만, 가족의 일에서는 마냥 손을 놓고 있는건 아닌지,

친구들의 허물은 그냥 넘어가거나 포용하면서, 가족들의 허물은 그 뿌리까지 캐서 가족을 비난하고 질책하지는 않는지,

친구들의 슬픔은 위로하면서, 가족들의 슬픔은 가치없는 것으로 치부하지는 않는지,

친구들의 기쁨은 축하해주면서, 가족들의 기쁨은 우연의 일로 치부해버리지는 않는지...


가족들의 허물을, 가족이라는 이유로 마냥 덮어두고 가라는 뜻은 아니다. 같이 해결책을 찾고, 같이 그 허물을 고쳐나갈 수 있는 넓은 이해심을 가지자는 뜻이다.


가족을 위하고 사랑하는 일은 누가 먼저랄 것이 없다.

내가 먼저하면 사랑하고, 내가 먼저 위하면 된다.

가족을 '가족'이게 하는 것은 그 가족의 구성원들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싶다.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어느 노스님의 주례사를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온다. 

'막상 결혼을 해보니 실망을 하는데, 그 이유가 30%를 주고 70%를 받으려고 하니 당연히 실망할 수 밖에 없다.'라는 말씀.

이 말씀은, 이제 막 가족을 꾸리는 신혼부부에게 해 주는 좋은 말씀이지만, 꼭 신혼부부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가족들에게도 똑같이 해당된다고 봐도 될 것이다.

특히나, 각자의 가족을 꾸려나가는 형제, 자매들은 이 말씀을 더욱 더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