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맑고 따뜻했던 것 같다. 아니면 말고.
저녁쯤에 복돼지가 엄마한테 사탕을 달라고 졸라서 사탕을 받았다.
근데 이 사탕은 비닐에 싸여 있었고, 아직 복돼지는 이 비닐을 혼자서 벗길 수 없다.
복돼지는 엄마한테 사탕의 비닐을 벗겨달라고 하고, 엄마는 맘마를 먹고 난 뒤에 비닐을 벗겨주겠다고 하고...신경전이 팽팽했다.

엄마와 나는 식탁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고, 복돼지는 사탕의 비닐을 벗겨주기 전에는 절대 맘마를 안 먹을거라는 기세로 거실을 뒹굴고 있었다.
복돼지는 울기, 큰소리치기 등 온갖 협박을 일삼았으나, 맘마를 먹고 난 뒤 사탕을 먹게 해 주겠다는 엄마의 고집에 복돼지의 고집이 한 풀 꺾였다.
엄마는 식사를 다 한 뒤, 복돼지에게 다가가 맘마를 먹고 난 뒤 사탕을 먹자며 얼렀고, 복돼지도 더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어쨌는지, 순순히 밥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드디서 사탕 비닐을 벗기고 사탕을 먹을 수 있게 된 순간...
입에 넣었다 뺏다를 몇 번 반복하다가, 엄마가 복돼지에게 장난삼아 한 번만 사탕을 먹자며 달라고해 봤다.
복돼지는 당연히 안 준다. 어떻게 얻은 사탕인데...
지 손에 들어온거는 지가 실증날 때까지 안 준다.
엄마가 몇 번이나 사탕을 좀 달라고 하자, 복돼지는 저한테 장난을 치는 줄 알고 있다는 듯, 괴성을 지르며 저 멀리 도망갔다가 다시 다가오고, 또 도망갔다가 다가오기를 몇 번...
그러다 엄마가 또 복돼지에게 사탕을 좀 달라고 하자, 복돼지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한 마디를 내 뱉는다.
매~워~
ㅋㅋㅋ
사탕이 맵단다.
복돼지는 아직 매운 걸 잘 못먹는다.
조금만 매운 게 입에 들어가면, 얼굴이 벌게 지면서, 맵다는 소리를 계속 하면서 물을 찾는다.
지가 매운 걸 못 먹으니, 남도 매운 걸 못 먹는줄 알았나보다.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엄마 이건 아주 매워요. 엄마는 매운거 못 먹잖아요. 그러니까 먹으려고 하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엄마와 나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햐~ 지가 좋아하는 걸 안 뺏길려고 이제 별 희안한 수를 다 쓰는구나~ 싶었다.
엄마~ 사탕은 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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