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2일 금요일

소중함...

사람은 언제나 그런 존재인가보다.
항상 공기가 있어 그 덕분에 살고 있지만,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는 존재.
공기가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만,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는 존재.

항상 내 곁에 있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까맣게 잊고 사는 존재.
아니 어쩌면 내 곁에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게 사람이 아닌가 싶다.

지난 10여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즐거웠고, 가장 고통스러웠으며, 가장 기억하고 싶지만, 또한 가장 잊고 싶은 내 인생의 한 토막.

가장 고통스러울때는 책을 읽고 노래를 들었다.
딴에는, 불자(佛子)도 아니면서, 부처님과 스님들의 말씀을 읽었고 들었다.
아마 어머니의 영향이 컸으리라.

하지만, 부처님과 스님들의 글을 읽을 때 그 때뿐.
돌아서면, 또 예전의 나로 돌아간다.

고통스러움. 잊음.

그런 날들의 반복속에서 점점 지쳐가던 때.
갑자기 떠오른 한 분.
법정 스님.

여느 스님들보다 책을 많이 쓰신 분이었던 걸로 기억만 하고 있다가, 문득 그 분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 분이 직접 쓰신 책은 아니지만, 그 분이 많은 감명을 받으셨다고 하는 300여권의 책 중에서, 약 50권의 책을 선정해서 그 책의 의미를 펴낸 책을 먼저 읽어보기로 했다.


(문학의 숲 편집부/문학의 숲)

2010년 3월 11일.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을 받아들고, 읽어보려는 순간.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보았다.

나는 여지없이 무지한 한 인간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진작에 읽어볼걸...
한 번 이라도 스님의 법문을 들어볼걸...

법정 스님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보질 않았기 때문에, 스님이 쓰신 책의 내용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모른다.
그러면서, 왜 '진작에 읽어볼걸'이라고 후회를 했을까?
그냥 다들 유명한 분이라고 하니까? 좋은 분이라고 하니까? 다들 한 번씩 그 분의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다고 하니까? 그냥 그 분의 말씀이 좋다고 하니까?
글쎄,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런 속물적인 이유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

지금 생각하기에 불행한 것 한가지는, 그 동안 그 분을 몰랐다는 것이고,
다행인 것 한 가지는, 아직 그 분의 말씀을 듣기에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님.
이 무지몽매했던, 아니 어쩌면 영원히 이 무지몽매에서 벗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한 인간을 부디 너그러이 봐주시고,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그 곳에서 지내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말씀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끔이라도 안 좋은 곳에서 고통받고 있을 많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미 성불(成佛) 하셨으니, '성불하십시오'라는 인사말씀은 안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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