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5일 수요일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포레스트 카터 저, 조경숙 역 / 아름드리미디어 / 1998

제목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저자 : 포레스트 카터 저, 조경숙 역
출판사 : 아름드리미디어
읽은 날 : 2011년 6월 10일
원문 : http://blog.yes24.com/document/4392012


못보던 책이 거실 책꽂이에 꽂혀있길래, 아내에게 물어봤더니, 아내가 결혼 전 읽었던 책이란다. 마침 읽을 책도 바닥나고, 아직 책 주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디언의 삶에 대해 약간의 호기심을 갖고 있던 나는 무슨 이야기일까 싶어 아내에게 책 내용을 묻지도 않은 채 덜컥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998년판 책.

이 책의 영문제목은 ‘The Education of Little Tree’이다.
‘Little Tree’, 즉 ‘작은 나무’는 저자의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가 저자를 부르던 이름이다.
인디언들은 이름을 지을 때 어떤 사물이나 사건의 명칭 등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애초에 이 책의 제목은 ‘할아버지와 나(Grandpa and Me)’였다고 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이었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산속에서 생활한 이야기를 엮은 것으로 자전적 소설이다.

인디언 혈통의 저자, 포레스트 카터.
어릴 적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는데, 으례 인디언의 고난에 찬 삶이나 철학, 그리고 인디언 삶의 낭만 등을 적어 현대인들의 물질에 찌든 삶 등을 비판하는, 이러 저러한 교훈을 주려고 쓴 책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이 책에는 그런 교훈을 줄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냥 어릴 적 부모를 여읜 저자가 인디언인 조부모 밑에서 자라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적은 글이었다.
그냥 그 뿐이었다. 이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책을 중간 쯤 읽고 난 후부터는 자꾸 이미 읽었던 부분을 다시 넘겨가면서 보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딱히 교훈을 줄만한 내용이 없는 것 같은데도, 앞에서 작은 나무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신 말씀, 행동 등이 눈에 밟혀 자꾸 되돌아 가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깨달았다.
이 책의 내용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인디언들의 삶과 현대인들의 삶을 비교 분석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디언의 삶이 더 나은 삶이다라는 주장도 없고, 그네들의 삶이 너무 처절하다고 울부짓는 내용도 없고(눈물의 여로 부분에서는 울뻔했다.), 그 누구를 원망하는 글도 없고,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직접적으로 제시해 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조부모와 작은 나무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그 모든 것이 다 담겨있기에, 내가 깨닫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굳이 이 책에서 그 ‘교훈'이란 것을 일부러 찾고 싶지 않다.
이 책의 여운, 그 한 가지만 간직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싶다.
따뜻함, 따뜻함.

이 책을, 딸아이가 혼자서 글을 읽을 수 있고,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말없이 건네주고 싶다. 아니, 그냥 딸아이가 볼 수 있는 곳에 그대로 꽂아두고 싶다. 언젠가 한 번 쯤은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메마르고 메말라,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질 흙조차 남아있지 않을 것 같던 내 마음에 이 책은 분명 따뜻하고 부드러운 이슬비 같은 존재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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