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복돼지를 어린이집에서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복돼지 엄마가 방학동안 교사연수를 들어가는 바람에, 복돼지를 아침에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데려오는 건 아빠인 나의 몫.
평소와 다름없이, 복돼지를 집으로 데려오는 중에는 복돼지의 기분이 좋아보였다.
그런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신발을 벗고 손 씻으러 가자는 아빠의 말에, 복돼지는 그냥 문앞에서 미적거리고 있다.(복돼지는 이미 현관에 들어섰고, 현관문은 닫혀 있는 상태)
그래서, 나는 최대한 빨리 복돼지를 집에 들이고, 손을 씻길 생각에, 복돼지와 흥정을 했다.
'빨리 들어오면 까까주지~'
'안 들어오면 아빠가 까까 다 먹을거쥐~'
라면서, 살살 약을 올리고 있는데, 복돼지가 갑자기 그 자리에 주저앉더니, 입가를 실룩거린다.
곧 울음이 터질듯한 표정이다.
몇 번을 그렇게 어르고 달래다, 내가 관심을 안 가지면 들어오겠지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담궈놓은 그릇들을 설겆이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니, 문 앞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
짜식, 조금 있으면 들어오겠지 싶었는데, 들어오지는 않고, 계속 현관에 퍼질러 앉아 있다.
그렇게 앉아있으면 바지 다 버린다며 안아서 들어올리자 더 크게 운다.
거실에 앉혀놓으니, 엎드려서 통곡을 한다.
나도 점점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복돼지는 계속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는다.
'아빠는 그렇게 땡깡 부리는 어린이 아빠 안 할거야'
'여기는 땡깡 부리는 어린이 아빠 없어요~'
라면서 나도 계속 개긴다.
그렇게 한 10여분을 계속 울었을까.
복돼지가 신발을 벗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는 설겆이를 하고 있는 부엌쪽으로 온다.
복돼지 : 아빠, 안아조~잉잉잉
나 : 아빠는 그렇게 땡깡부리는 어린이 아빠 아니에요.
복돼지 : (가만히 있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기분이 안좋아셔 그랬떠~
나 : (??? 설겆이를 하다 말고 복돼지를 안아준다.) 왜 기분이 안좋아~?
복돼지 : 엄마가 보고 싶어서...
크~
이 녀석이, 한 열흘 정도 지가 아침에 일어나도 엄마가 없고, 집에 올때도 아빠가 데려오니까, 그게 좀 싫었나보다. 아마 집에 올때는 엄마가 데리러 올 줄 알았는데, 아빠가 데리러오니까 좀 실망한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복돼지를 안고 토닥거려주고,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오실거라며, 어린이용 비타민 한 알로 일단 달래본다.
지난 봄, 지 엄마가 수학여행을 간 2박 3일동안 한 번도 엄마를 안 찾고 잘 놀길래, 엄마에 대한 애착이 잘 형성된거라길래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하루, 이틀, 1주일, 열흘이 지나니 저도 슬슬 불안했나보다.
그것도 모르고 땡깡부린다고 계속 다그치기만 했으니...
앞으로는 복돼지의 심중(?)을 좀 더 잘 헤아려야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참고: 블로그의 회원만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