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9일 목요일

제주 올레길 걷기 (3/ )

제주 올레길 걷기 (3/ )

아래는 올레길 걷기를 완료 한 후 적은 일종의 후기이다.

우선, 원래 계획했던 일정과 실제 일정에 대해서 적고, 집에서 출발해서 다시 집으로 복귀하기까지 쓴 돈을 정리했다.

[ 원래 일정과 실제 수행된 일정 ]
원래는 10월 10일에 집에서 출발해서, 제주도에 도착, 10월 11일에는 올레길 18코스와 19코스를 완주하고, 10월 12일에는 올레길 20코스와 21코스를 완주한 후, 10월 13일 금요일에 현지에서 제주공항으로 이동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0월 11일에 올레길 18, 19코스를 완주한 후, 몸 상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안 좋아져, 이 상태로 더 걸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하루에 두 개 코스를 완주한 것에 만족하고 10월 12일 목요일에 집으로 돌아왔다.

[ 총 비용 ]
10/8(일) / 항공료(10/10, 김포->제주, 마일리지7000, 아시아나) / 6,200
10/9(월) / 숙박(10/10, 미소게스트하우스, 제주시, 4인실) / 22,000
             숙박(10/11, 고래고래게스트하우스, 김녕, 1인실) / 30,000
             항공료(10/13, 제주->김포, 마일리지5000, 대한항공) / 6,200
10/10(화) / 집->김포공항(버스+지하철) / 1,650
               점심식사(김포공항) / 7,000
               제주공항->게스트하우스 / 1,150
               생수(제주도 탑동 편의점) / 500
               저녁식사(제주시 게스트하우스 근처) / 7,000
10/11(수) / 아침식사(미소게하 근처 편의점) / 1,750
               콜라(연북정 근처) / 900
               점심식사(18코스 종착점, 조천만세동산 근처) / 6,000
               생수(18코스 종착점, 조천만세동산 근처 편의점) / 500
               건빵+콜라(북촌 근처) / 2,200
               저녁식사(고래고래 게하 근처) / 8,000
10/12(목) / 김녕->제주공항(버스101번) / 3,000
               점심식사(제주공항) / 8,500
               김포공항->집(지하철+버스) /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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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계 = 114,200원

다음 편에 계속...

제주 올레길 걷기(2/ )

제주 올레길 걷기 (2/ )

지난 8월말, 그 동안의 백수 생활을 청산할 마지막 카드를 썼다. 전 직장에서 정직원 모집 공고가 떴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서류를 접수했고, 9월말 1차 서류전형 발표가 났다.
결과는 불합격.
1차 서류전형은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거라 생각을 했었지만, 짜고 치는 고스톱인 것 같은 느낌 또한 지울 수 없어,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불합격 문자를 받고는 잠깐, 아주 잠깐 멍해지긴 했었지만, 크게 낙담을 하거나, 뭔가 슬프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냥 그러려니 하는 심정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잠시 참담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오히려 이런 결과가 잘 된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사실 그 동안, 전 직장의 직원모집공고를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면서, 구직활동을 조금 등한시 한 경향이 없잖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뭐랄까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과거와는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어떤 의식이 필요했고, 그 의식으로는 나를 다시 한 번 담금질 할 수 있는 것, 즉 가장 잘하면서도 자신있고, 그리고 나의 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걷기를 택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생각을 해 봤지만, 기간과 금액이 만만치않게 드는 관계로, 산티아고는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국내에서 가장 걷기 좋다는 제주도 올레길을 선택했다.
예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으나, 이 일을 계기로 올레길을 자세히 살펴보니, 한 코스에 약 20km(보다 조금 짧음) 정도로, 일반 성인 남자가 1시간에 4km를 걷는다고 할 때, 약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이 20km라는 거리는 나에게는 반나절동안 걸을 수 있는 최적의 거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루에 올레길 2개 코스, 그렇게 연이틀동안 걷겠다는 당찬 계획을 세웠다.

그렇게 혼자 계획을 세워놓고, 대장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번에 꼭 가야한다는 것을 최대한 어필하면서, 현재 심정이 최대한 힘들다는 표정(실제로 힘들기도 했지만)을 지으면서...
그렇게 대장에게 허락을 득하고, 드디어 3박 4일의 대장정을 나섰다.

다음 편에 계속...

제주 올레길 걷기 (1/ )

제주 올레길 걷기 (1/ )

제주 올레길을 걸을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은 2017년 9월말.
내 인생에 있어서 어떤, 뭔가가 마련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싸~하게 들었고, 그 뭔가는 걷기로 결정되었다.
왜냐하면, 걷기는 내가 제일 잘하고, 자신있는 종목(?)이었으니까.

사실, 나의 걷기 이력의 처음은 중학교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약 30여년 전이다. 당시, 내가 다니는 중학교는 내가 사는 집에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집에서 조금 걸어 나오면 있는 큰 도로에는 학교로 가는 버스가 1대 있긴 했었지만, 다른 동네로 빙빙 돌아가는 것이어서, 시간이 꽤 걸렸다. 거의 종점에 다 온 터라 사람이 많기도 했었다.
그리고, 학교 가는 방향으로 약 1km 쯤 걸어가면, 다른 버스가 1대 있었는데, 이 버스는 그 곳에서 타면 바로 학교 아래까지 가지만, 이미 1km 걸어 간 뒤라, 버스를 타는게 큰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집 형편이 매일 왕복으로 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을만큼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했던것 같다. 편도 학생 회수권이 90원이었던 시절이다.

그렇게 나의 걷기가 시작되었다. 하루 왕복 약 4km, 약 10리. 걸린 시간은 편도 약 30분. 같이 걸어다니는 친구는 없었다. 거의 매일 혼자 걸어다녔던 것으로 기억된다. 별로 힘들지는 않았다. 동네 근처에 이제 막 공단을 세운다고 길을 닦아 놓은 터라, 차도 많이 안다니고, 직선으로 쭉 뻗은 평지라 걸어다니는데 크게 힘든 점은 없었다. 걸어다니는게 재밌다고까지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거의 3년을 중학교에 걸어다녔다.

두 번째 걷기 이력은, 군대.
그렇게 중학교 3년 동안 걸어다니면서 길러진 다리 힘은 대학교때 산으로 가는 MT에서도 여지없이 위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군대에서도 군생활 내내 그 무거운 총과 배낭을 메고서도 한 번의 낙오없이, 고참들로부터 괴물이라는 애칭(?)을 받으면서 지낼 수 있었다.
제대하기 몇 달 전 말년휴가때는, 바로 위 고참과 같이 휴가를 나와, 그 고참과 같이 지리산 2박 3일 종주를 했었으니, 이 시절이 나의 걷기의 최정점이 아니었나 싶다.
(나중에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가끔 군대얘기를 할 때면, "말년휴가"를 나와서, 바로 위 "맞고참"과 같이 "지리산"에 "2박 3일 종주"를 다녀왔다고 말하니, 다들 나보고 미친 거 아니냐고 했다.)

그렇게 나의 걷기는, 군 제대 이후 잠시 뜸했었지만, 항상 걷기에는 자신에 차 있었다.

내 인생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내가 제일 잘 하는, 자신있는 것으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걷기를 선택했고, 그 장소는 제주도 올레길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