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4일 수요일

신교대 입소 첫날

한 10여미터 떨어져 있을까. 정병관과 우리가 지낼 내무반 건물사이의 거리 말이다.
거기까지 가는게 어찌 그리 멀게 느껴지던지...

우리가 지낼 내무반은 그 건물 2층에 있었다. 첨엔 1층은 뭐하는 건물인지 몰랐는데, 나중에 안 사실인데, 본부중대란다.
2층으로 올라가서 각자 자기 내무반으로 들어가라는 명령과 함께 우리는 모두 정해진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어쩔줄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갑자기 조교가 들어오더니,

'전투화 벗고 침상위에 올라가는데 3초. 실시~'

라며 고함을 친다.
우리는 잽싸게 전투화를 벗고 침상으로 올라가서 앉는다.
모두 긴장된 얼굴이었다.
그리고 예의 그 무서운 목소리의 조교가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준다.

'신교대에서 2주동안 흡연은 절대 안된다.'
'지니고 있는 모든 돈과 사제물품, 담배, 반지, 목걸이 등은 모두 침상위에 내 놓는다.'
'만약 나중에 사제물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적발되면, 반 죽는다.'

등등 반 협박을 들었다.
우리는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허둥지둥 주머니를 뒤져가며 있는 것 없는 것 전부 다 침상에 꺼내놓았다.
그리고는 혹시 숨긴게 있는지 확인을 해 본다며, 앉았다 일어났다, 엎드려 뻗쳐, 물구나무 서기 등을 시켰다.
이 험악한 분위기에서 누가 감히 사제물품을 숨길까 싶었는데...
아뿔사, 꼭 그런 놈이 한 놈씩 있다.
그런 확인 과정에서 어떤 동기 한 명이 담배(혹은 돈?.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를 숨기고 있던 것이 발각되었다.
나는 속으로, '우리는 이제 죽었다'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좁은 내무반에서 별별 얼차려를 다 받았던 것 같다.
안 그래도 불안하고 정신이 없는데, 얼차려까지 받고 나니, 완전히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헉헉대며 침상에서 자세를 흐트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을 무렵, 이제 식사를 한단다.
맞다. 우리는 아직 점심을 안 먹었다.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투식량을 내무반에서 먹을거란다.
A4용지 반 크기만한 전투식량을 두 명 당 1개씩 던져준다. 뜨거운 물을 붓고, 안에 있는 참기름과 스프(?)를 넣고 비벼서 먹으면 된단다. 전투식량 비빔밥이란다.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밥이 제대로 목구멍을 넘어갈까 싶었는데, 왠걸?
정말 맛있었다.
조교는 자기 턱까지 오는 굵은 막대기를 턱에 괴고 서서는, 더 먹고 싶은 사람은 손들면 더 주겠다는데, 도저히 손을 들 수가 없었다.
크~ 배는 고픈데, 더 먹겠다고 손을 들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어서, 고픈 배를 움켜쥐며 그냥 참기로 했다.
이 때 먹은 전투식량 비빔밥.
이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꿀맛일수가 없었다.

그렇게 신교대에서의 첫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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