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6일 월요일

별의 별 생각...

매주 월요일에는 새벽에 집에서 나온다.
지하철역으로 가는 마을버스 첫 차를 타기 위해.
지난 몇 개월간, 이렇게 매주 월요일에 새벽 첫 마을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집 앞 정류소에서 몇 정류소를 더 가면, 약간 외진 곳에 정류소가 하나 있다.
이 정류소에서는 허리가 거의 90도가까이 앞으로 숙여진, 연로하신 할머니 한 분이 타신다.
그 이른 시간에...
어디 장사를 하러 가시는 것인지, 커다란 보따리를 버스에 먼저 올리고, 힘겹게 올라타시는데,
가끔 이 할머니 입심에 놀라곤한다.
할머니가 타면서 운전석 뒤 좌석을 보시는지, 그 자리에 사람이 안 비키고 앉아있으면, 쌍욕은 아닌데, 좀 머라고 하신다.
그리고, 그 자리에 앉아있던 아저씨/아줌마는 그냥 버스 뒤로 온다.(나는 항상 버스 맨 뒤에 앉아서 간다.)
새벽부터 그런 소리를 듣기에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저 할머니도 집에 가면, 넉넉치 는 않겠지만, 손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들한테는 좋은 할머니이지 싶어 그냥 살짝 웃는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그 할머니가 그 정류소에서 안 타셨다.
갑자기 궁금해진다.
왜? 무슨 일이 있으신건가? 혹시...라고 생각해보지만, 그건 아닐거라고 다시 생각을 고친다.

흠...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 싶다.

서울에 있는 ㅇ대 앞에는 어떤 할머니가 산발을 하고, 인도 중간에 떡~하니 앉아서는 지나가는 학생들을 툭툭치거나 다리, 팔을 갑자기 잡기도 한다.
몇 년을 봐왔는데, 따로 돌봐주는 사람은 없는 듯 하다.
그러면, 나 같이 매일 보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지나가다가 할머니가 툭~치면 기겁을 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 할머니는 날씨가 추워지면, 그 인도에 안나오신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부터 가을까지만 그렇게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겨울에는 어디 다른데 가 계시는지 안 나오신다.
그런 상황을 잘 모르던 나는, 내내 그 인도에서 그렇게 앉아계시던 그 할머니가 어느날부터인가 보이지 않자,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안보여서 그 때도 혹시...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물론 그 때는 추운 겨울이었다.

그리고, 봄이 오고, 그 할머니도 다시 나오셨다.
한 번 돈을 드리고 싶은데, 그 할머니가 어떻게 나오실지 몰라 여태껏 한 번 도와드리지 못했고, 이제 나는 그 ㅇ대 앞을 갈 시간이 없다.

다시 추워지고, 그 꼬부랑 할머니가 마을버스에 안타시니 별 생각이 다 난다.
그 ㅇ대 앞 할머니까지...

2011년 9월 6일 화요일

안타까운 사람들...

안타까운 사람들.
아니, 안타깝게 사는 사람들.
구렁텅이를 더 넓게, 더 깊게 파서 다른 사람들을 그 구렁텅이에 밀어넣기 바쁜 사람들.
모두들 자기 자식들을 위해 어쩔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다들 그렇게 하니, 나도 어쩔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하지만, 구렁텅이에 더 많은 사람들을 빠뜨리기 위해서는
구렁텅이를 지금보다 더 넓게, 더 깊게 파야 할 것이고,
그렇게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들이 놓고 간 것들을 챙겨서 먹고 사는 사람들.

자신들이 판, 그 넓어지고 깊어진 구렁텅이로 인해,
자신들과 그 자식들이 서 있을 수 있는 땅은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자신들은 어떻게든 그 구렁텅이에 안빠지고 버틸수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자식들을 위해서.

하지만, 결국, 자신들이 판 구렁텅이에는
자신들의 자식들이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구렁텅이를 넓고 깊게 파기만 하고 있다.

구렁텅이를 더 넓고 깊게 팔수록
자식들이 그 구렁텅이에 빠질 확률이 높아짐을 모른채,
아니, 어쩌면 알고 있을지도...